조동필 감독의 신작 NOPE (스포, 노스포 후기) 쿠키는 있긴한디...
본 후기는 스포와 노스포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노스포
겟아웃, 어스를 연출한 Jordan Peele 조던필 감독의 신작(한국 이름 조동필)
잔인하지 않음. 그냥 기괴하다 정도?
깜놀 장면 딱 한번, 이것도 잔인하게 깜놀은 아님.
민폐캐 없음
보고 기분나쁘고 찝찝하고 트라우마 될 것 같고 그런거 없음
쿠키는 그냥 사진한장 나오는데 영화관련 사진이 아닌 스튜디오 홍보물임ㅇㅇ
인터넷 검색하면 나오기까지 함
*아래로는 스포有
-후기 겸 아주아주 개인적인 해석, 제목이 NOPE인 이유
세상에 이렇게 현실적 공포와 영화적 공포를 잘 엮어내는 감독이 있을까 싶습니다.
영화에 대해서는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외계생물을 기록하는 것에 집착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할리우드 영화사에서 기록되지 못하고 잊혀졌던 흑인 영화인들을 상징한다 등등의 이야기가 많지만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저에게는 동물의 권리에 대한 영화로 보였어요.
말을 타고 달리는 흑인▽
https://www.youtube.com/watch?v=IEqccPhsqgA
진 재킷이 살아있는 생명이라는 걸 알았다면 그 다음부터는 그는 어떤 생명체인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법한데 이런 생각은 말을 좋아하는 OJ밖에 하지 못하죠. 진 재킷이 외계'동물'이라는게 땅땅! 확정된 뒤에도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진 재킷을 금속덩어리 정도로 밖에 취급하지 못합니다. 이는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동물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강압과 폭력으로 촬영을 이어나가는 맥락과 닿아있죠. 얼마전에 유명 사극에서 말이 어어없는 죽음을 당한 일이 생각나네요.
또한 이러한 이야기는 주크의 서사와도 연결됩니다. 침팬지를 이용한 티비 쇼에서 침팬지가 각종 자극에 의한 스트레스로 흥분해 사람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장면을 본 후에도 정신을 못차리고 이번엔 진 재킷을 기똥차게 써먹죠. 주크가 어릴 땐 침팬지가 그를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주크가 뭘 잘한건 아니고 둘이 셀로판지를 사이에 두고 눈을 마주치며 E.T를 흉내내며 교감하려 하는 순간에 침팬지는 사살됩니다. 이로 인해 주크는 동물을 속성을 배우지 못하고 가죠. 그냥 관심도 없었을 듯
문제는 주크가 진 재킷을 이용한 쇼를 하고 있는 도중 일어납니다. 진 재킷이 전에 깃발과 가짜 말을 먹어서 빡쳐있고 이에 먹잇감을 보고 신나서 달려옵니다. 이번엔 주크를 지켜주는 셀로판지 따윈 없었고 주크는 그냥 별생각없이 신기해서 대놓고 쳐다봤다가 죽습니다. 주크뿐만 아니라 거기있던 모두가요. 재밌는 건 그 때 침팬지에게 희생당했던 배우가 겨우겨우 회복되어 주크의 공연을 보러 온 것입니다. 저는 그 배우가 잠깐 위를 올려다 봤다가 눈을 마주쳤다는 걸 알고 깜짝놀라 다시 고개를 푹 숙이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워낙 빨아들이는 힘이 커서 휩쓸려 죽고맙니다.
이렇게 영화는 침팬지와 주크, 그리고 말과 홀랜드를 통해서 동물을 이용하고 있는 행태에 대해 비판합니다. 그러나 또 막상 완전히 동물의 권리를 주장하는 영화냐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는 미디어산업안에 깊숙이 자리한 상업주의 역시 비판합니다. 생각해보면 동물이 촬영장에서 함부로 다뤄지게 된 것도 돈 때문입니다. 시간이 길어질 수록 드는 비용이 많아지니 동물의 컨디션이고 나발이고 빨리빨리 때려서라도 말을 듣게해서 촬영을 진행했던 것입니다.
또한 OJ 남매가 진 재킷을 찍고싶어하던 것도 돈 때문이었죠. 신기한 UFO사진을 찍어서 셀럽이 되자는 마인드였습니다! 이러한 욕심으로 모형 말을 훔쳐서까지 진 재킷을 유인하다가 결과적으로 진 재킷을 더 화나게 만듭니다. 홀랜드도 최초의 촬영자가 되겠다는 욕심으로 촬영에 집착해 죽습니다. 뭐 근데 여기까지만 나왔어도 글쿤 ㅎㅎㅎ 하고 넘어갔을텐데 확실히 비판의도가 있다고 느낀건 마지막에 오토바이 남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좀 뜬금없이...
럭키(말)이 촬영장에 있을 때 보고 흥분한 거울과 비슷한 만듦새의 핼멧을 착용한 이 남자는 갑툭튀해서 저 외계생명체를 반드시 찍어가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겁도 없이 현 지구 최강오징어에게 도전하죠. 그리고 OJ가 구해주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사진기로 찍으라고 행패를 부리다가 결국 잡아먹힙니다. 마지막 에메랄드가 주크의 유원지로 가서 한 일도 즉석사진기로 진 재킷 찍는 일이었습니다. 이번엔 돈 때문이 아니라 널 세상에 알려서 세계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의 전투기로 없애버리겠어!! 하는 마음이었겠죠. 다행히 진 재킷은 잘 찍혔지만 죽은 줄만 알았던 오빠 OJ의 생존이 확인된 순간 사진은 내버려두고 오빠에게로 뛰어가는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며 끝납니다. 역시 사진보다 돈보다 중요한건 사람이죠.
조동필씨가 사회적인 메세지에 정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영화 안에 이 외에도 많은 진보적인 메세지를 남겨놨습니다. 그러나 신기한 점은 이런 여러가지 이야기가 담겨있음에도 영화가 전혀 산만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냥 영화를 보면서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우리사회의 적폐(..)들을 한번씩 부담스럽지 않게 되짚어 볼 수 있어서 저는 좋았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제목인 NOPE은 영화 사이트에서 지구는 인간의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의 NOPE 그럼 진 재킷 거인가? 진 재킷만을 위한 70억첩만상.... 이라고 합니다. 저만의 해석을 곁들이자면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진 재킷과 대면을 한 OJ가 진 재킷이 자기를 잡아먹으려 할 때 외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우리 냥이가 방바닥에서 이상한거 주워먹고 있으면 안돼!! 이러거등요. 동물과 소통하는 OJ를 상징적으로 보여준게 아닌가 싶은... ㅎㅎ
추가로 다른 감상하나 내놓자면, 홀랜드가 외계생명체를 촬영가로써 찍고싶다는 열망하나로 죽음을 각오하고 외계오징어를 향해 카메라를 들죠. 옛날같았으면 예술가의 열정으로 멋있게 보였겠지만 지금 시대의 관점으로 보니 참... 오바육바하신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구요. 그거 좀 나중에 찍등가 하지 뭣하러 목숨까지 버려가면서 그러시는지... 집에 있는 가족들이 얼마나 슬플거냐구... 결국 잡아먹혔죠 ㅎㅎ 영화에서도 홀랜드의 도전을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고 그냥 무미건조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들려오는 홀랜드의 비참한 비명소리와 으깨지는 카메라.... 감독도 이런 오만한 열망에 대해서 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