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밀가루(글루텐)이 원인일까...?
나 대학교 때 자기관리를 빡시게 하는 동기들이 했던 행동 중 신기했던게 '밀가루 안먹기'이다. 밀가루는 그간 참 많은 해악(?)들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는데 실제로 피부트러블이 생겨서 병원에 가도 의사들은 밀가루 끊고 짜고 매운 음식 먹지말라하고....배아파서 가도.. 밀가루 끊고 짜고 매운 음식 먹지말라하고...눈아파서 가도 밀가루 끊고 짜고 매운음식 먹지 말라하고... 무슨 처방이 복붙한것 마냥 비슷한데 그 중에 꼭 밀가루 음식에 대한 경고가 있다....
실제로 밀가루에 관련된 질병이 있긴 있다. 셀리악병이라고 밀가루에 포함되어 있는 단백질 '글루텐'을 항원으로 인식해서 일어나는 알레르기 반응으로 자가 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밀가루를 섭취하면 밀가루속 글루텐이 작용해서 소장에 염증이 일어나 장내 영양분 흡수에 장애를 겪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설사'가 있다. 그외에도 염증성 장염, 근튝통, 식욕저하, 복부팽만, 피부발진,영양결핍, 빈혈에다가 말초신경병증, 인지력장애 등 뇌질환 증상까지 보이는데 원인과 치료법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게 제일무섭다.... 왜 알아낸게 없는거냐 현대 의학!!
근데 아무튼 심한 증상은 거의 없고 빌혈, 피로 등의 약한 증상만 10년 이상 겪어와서 자기가 셀리악병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셀리악병은 인종차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백인에게 많고 동양인 흑인에게는 발병이 드물다. 서구, 중동, 남미에서 주로 발병된다고 한다. 서양의 약 1~2%가 이 병을 앓고 있고 이 병을 발생시키는 유전자는 30~40%라고 한다.... 거기에 글루텐 민감증(셀리악병 x)은 5~10%정도 된다고 한다. 진짜 서양인들 너무 불쌍하네...
글루텐 민감증과 셀리악병을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둘은 확연히 달라서 글루텐 민감증을 비셀리악 글루텐민감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글루텐을 먹으면 장 내외에서 설사, 소화불량, 알레르기, 만성두통, 빈혈이 나타나는 증상이고 원인은 역시 모른다. 역시 셀리악병과는 다르게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발병하지 않다고 한다.
아무튼 이렇게 관련된 질병이 두가지나 있고 그 증상들이 현대인들이 달고 사는 설사, 소화불량, 만성두통, 빈혈 등이니 당연히 많은 병의 원인으로 지목될만 하다. 그래서 글루텐 프리식품이 한 때 엄청 등장하기도 했는데, 동양인은 셀리악 관련 질병 유전인자가 희귀하기에 그냥 잔뜩 들어있어도 먹어도 된다고 한다.
글루텐 프리 식품이라고 무조건 건강식품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하는게 오히려 단백질인 글루텐을 없애는 대신 지방이나 다른 이상한 성분을 많이 포함시켜서 비만을 초래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밀가루가 비만의 원인으로도 많이 지목되지만, 밀가루 음식자체가 살찌는 원인이 아니라 밀가루 음식에 첨가되는 설탕, 액상과당, 경화유 등과 튀기고 지지는 밀가루 음식의 조리법 등이 비만의 원인이 된다. 즉 밀가루라도 삶아먹거나.... 담백하게 구워먹는다면 살안찐다. 근데 밀가루를 삶아 먹어...? 국수같은건가.....이름만 들어도 맛없다.
또 글루텐 민감증이 아니더라도 밀가루로 된 빵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다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이건 밀가루 때문이 아니라 빵을 만들면서 넣는 버터 등 여러 첨가물 문제일 가능성이 많다.
그래도 글루텐 프리식품이 하도 많으니 2013년 부터 미국 FDA에서 가이드 라인을 발표해 2014년 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글루텐 포함량이 20ppm 미만인 제품에 대해 글루텐 프리 표기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좀 더 엄격한데, 일본에서 논(NON)글루텐을 붙여파는 쌀가루에는 글루틴이 1ppm 이하가 포함되어야한다. 근데 국내에는 딱히 기준 없다고 한다..만들어라 좀....
https://www.fda.gov/consumers/consumer-updates/gluten-free-means-what-it-says
'Gluten-Free' Now Means What It Says
The only way to manage celiac disease is to avoid eating foods containing gluten. Learn how FDA's definition of 'gluten free' on food labels makes that possible.
www.fda.gov
밀가루 대신 쌀가루가 몸에 좋다고 쌀빵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쌀로 빵을 만드려면 점성이 필요해서 오히려 쌀가루에 20~30%정도 글루텐을 첨가해서 판다고 한다. 즉 글루텐이 들어간 쌀빵을 먹는 것... 그러나 뭐 글루텐을 사용하지 않고 글루텐 대체제를 사용해서 쌀로만 빵을 만드는 기술도 있다고 하고 글루텐 함량이 1~5%정도 되는 저글루텐 성분도 있다고 하니 그래도 영 밀가루가 찝찝한데 빵은 먹고 싶으면 저런 쌀빵을 먹으면 될 것 같다.
요약 : 동양인은 글루텐 잔뜩 먹어도 노상관임... 그래도 영 찝찝하고 플라시보 효과라도 노린다면 글루텐 프리식품을 먹고 쌀빵 먹을 때도 꼭 '글루텐 프리' 표시를 확인하고 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