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영화 올빼미 후기 (쿠키 없음)

bagopeum 2022. 12. 1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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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유 

올빼미가 소현세자를 다룬 내용인지도 사극인지도 모르고, 심지어 류준열이랑 유해친 나오는지도 모르고 보러갔는데 예상외로 너무너무 재밌었다. 다만 한 장면이 좀 충격적이고 무서워서 저렇게까지 할 일이야?? 이렇게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후로 분위기가 반전되서 오히려 영화에 득이었다고 말하니 뭐... 굳이 따지자면 영화에 크게 보탬이 된 사건이라 생각.

 

유해진이 왕으로 나와서 처음에는 웃겼는데 점점 보다보니 미쳐버린 왕을 제대로 연기해서 소름돋았음. 올해 본 영화 속 인물 중 단연 가장 짜증나는 인물 1위였음. 여기서 개그캐는 박명훈 배우밖에 없다 ㅋㅋㅋ 기생충에서도 생각해보면 정말 무서운 캐릭터였는데 묘하게 웃긴 캐릭터처럼 연기한게 인상깊었는데 여기서는 그냥 대놓고 개그캐여서 더욱더 웃김 ㅋㅋㅋ

 

연출력과 대본의 창의력, 스토리텔링 능력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일단 왜 올빼미란 제목을 가지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장면이 있고, 이후 올빼미의 강점, 한계 등을 소현세자가 죽은 하룻밤 사이의 시간에 잘 풀어냄. 감독이 정치적인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를 세련되게 집어넣어서 관객들에게 큰 거부감을 안줬던거 같음. 

 

대한민국 역사에서 소현세자의 죽음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로 평가되고 있음. 소현세자가 개혁군주의 씨앗이었다는 점에서 그럼. 소현세자는 청나라를 쓸데없는 사대주의와 명분으로 배척하기 보다는 그들의 진보되고 실용적인 기술에 관심이 많았음. 인조시절 부터 전세계적으로 자본주의의 싹이 움트기 시작하는데, 소현세자는 운좋게? 청나라의 볼모로 잡혀가 그 기운을 가장 먼저 감지한 사람이었단 뜻. 그러니 만약 소현세자가 왕이 되었다면 조선은 개방을 일찍하고 더 나은 기술을 받아들고 또 자체적으로 성장하여 조선의 미래가 세계 대전에 식민지로 휘말리는 비극으로 귀결되지는 않았을 거란 예측이 많음... 

 

전체적으로 '본다'라는 말이 중요하게 쓰이고 있는데 소현세자는 류준열이 더 자세히 잘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인물이었고 인조는 류준열이 아무것도 못보고 설사 무언가를 보더라도 아는척하지 않기를 바라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대비가 극명하게 이루어져서 좋았다. 하나의 단어를 가지고 캐릭터 성격을 극과극으로 창조해내고 표현해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올빼미 극본집이 나오면 꼭 사서 보고싶을 정도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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