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책을 읽기 전 한국문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식견이 좁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나한테 한국문학은 읽기보다는 견뎌내야 하는 것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주인공 내면묘사가 많은 소설들이 그랬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혼자 아무도 하지 않을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좀먹고 파먹는 인간상들이 나왔다. 외부에서 살짝만 충격을 줘도 내부에 서사가 몰아치는, 가만히 앉아서 끊임없이 우울한 생각에 빠져 비이성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극히 수동적이고 소심할뿐인 인간상. 이런 인물상을 극대화하면 아마 다자이 오사무가 쓴 의 주인공이 나올 것이다. 요조는 어떤 작가의 말처럼 그냥 가벼운 운동이면 나을 우울증을 방치해 혼란을 만들어낸다. 그 혼란이 인간으로서 공감이 가는 혼란도 아니다. 그냥 왜저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