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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같은 건물에 살던 동기가 아기 고양이를 입양했던 적이 있었다
한동안은 아기 고양이 때문에 술도 안 먹고 집에 가던 애였는데
한 학기가 끝나고 방학도 끝나고 개강 때 즈음에는 계속 집 문을 열어놨다
당시 1인 자취방의 보안에 대한 이슈가 많았던 때라
난 자주자주 들려 걔한테 문 닫아 놓으라고 위험하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제 더 이상 아기가 아니라 다 커버린
그 고양이를 내보내려던 수작이었던 것 같은 의심 아닌 의심이 든다
결국 고양이를 잃어버렸고 고양이가 자취방에서 없어져버린 걸 본 내가
찾는 거 도와줄까라고 물었지만 걔가 자유 찾아 떠난 고양이를
굳이 다시 찾는 건 걔한테 해선 안될 짓이다 해서 납득하고 갔는데
그때 나는 진심 멍청했던 거 같다
솔직히 맘속으로는 좀 찝찝했지 고양이의 자유를 위한 길이라고는 하지만
안 찾으면 그 고양이는 야생에서 살아갈 능력이 거의 없을 텐데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지? 버린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었지만
별로 안 했고 금방 잊어버렸다.
지금도 이 친구랑 만나고 있고 남들한테 잘하고 내 생일도 잊지 않고
일도 잘하고 다정하고 상냥하고 열심히 사는 좋은 친구다.
근데 그때 문을 왜 그렇게 자주 열어둔 건가 묻고 싶다
벌써 꽤 된일인데 그 고양이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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