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월루시리즈3] 개구리 소년과 방구석 코난들의 심리

bagopeum 2022. 6. 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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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현병환자가 개구리 소년 사건의 범행도구와 범인을 추정하는 글이 올라옴. 전문을 나름 꼼꼼히 읽어봤는데 글에서 글쓴 사람이 이 사건을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가 훤히 보여서 역겨웠음. 

예전에 한강 대학생 실종사건에서도 느낀건데 지들의 큰이벤트없이 반복되는 지루한 인생, 남의 불행에 과몰입해서 좀 변주를 줘보겠다는 사람들 너무 많음. 이 사람들은 추리소설을 많이 읽거나 피해자들에게 큰 동정심을 많이 가진 것도 아님. 추리소설을 많이 읽는 다면, 추리소설 작가들은 실제 사건도 많이 참고해서 소설에 반영하기 때문에 그렇게 근거없는 사소한 점들을 수상하다 우길리 없음. 

그냥 이사람들이 많이 본건 명탐정 소년 코난임. 명탐정 소년 코난에서는 존나 사소한 흔적을 놓치지 않은 코난이 결국 범인을 잡아내는 플롯이 매번 반복되는데, 그 때 사람들은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은 코난의 똑똑함과 관찰력에 감탄하게 되거든.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미제사건을 접했을 때 그런 코난처럼 행동하게 되는거지...

이 사람들은 사람죽이는게 얼마나 우발적으로 간단하게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상식도 없고, 개연성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도 없음. 그냥 근처에 A가 떨어져있대!! 어 그럼 그 A가 사건과 관련된거아냐? 하고 그 A와 사건사이에 어마어마한 판타지 서사를 만들어버림. 

한강사건 때 진짜 경찰들이 개빡쳤을것 같은게 자신들의 경험, 그리고 가지고 있는 증거로 보아 말도안되는 추정인 일부 네티즌들의 의견을 언론에서 다 기사화 해 경찰에게 압박을 주니까... 쓸데없는 일이 업무가 계속 늘어나게 되고.. 얼마나 힘들고 화났을까? 우리나라 경찰 일 못한다고 견찰이라고 많이 욕먹고 그러지만 성범죄에 가끔 그 나이대와 성별 특유의 빻은 사고가 적폐처럼 반영될 뿐, 수사력이나 신속성은 굉장히 우수한 편임..

아무튼 또 웃겼던게 어떤 어르신이 한강에 직접 나와서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고 있다고 했고.... 또 어떤 네티즌들은 아예카페까지 파서 손가락으로 열심히 수상한 점, 증거 찾던데 상식적인 사람들이 보기에는 지금 너무너무 재밌어하는 것처럼 보임. 솔직히 사람들 인생 얼마나 노잼이냐고... 일없는 어르신들이야 맨날 노인정이나 정자에 나와서 또래 어르신들이랑 시시콜콜 이야기나 하는게 매번 반복되고, 직장인들도 재밌는 일이라 해봤자 카페가고 밥먹고 영화보고 야구보는 것들 밖에 없는데 얼마나 노잼이겠어. 

그런데 뭔가 의뭉스러운 사건이 터지고, 디지털의 발달로 사건에 관련된 많은 정보들을 접할 수도 있고! 또 그게 마침 내가 과몰입하기 좋은 나의 아들뻘 자식이다...? 그리고 남자들이 과몰입하기 좋은 성적 우수하고 학벌 탄탄한 20대 남성이다? 그러는 순간 엄청난 자의식과잉이 생성됨. 똑똑한 나의 머리로 이 안타까운 친구의  불행을 해결해 보겠어!!! 하는. 그러나 빡대가리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고 일만 더 만들뿐임.

개구리 소년 사건도 딱 이 사건이랑 비슷한 맥락이라고 봄. 물론 나는 그 때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듣기로는 어린아이들이 큰 변을 당했던 사건이라 국민적인 분노가 엄청났더라고. 시간이 많이 흘러도 여전히 파악조차 되지 않는 사건에 인터넷에 그럴듯한 소설이라도 써서 관심받거나 주변인들한테 뭐라도 되는 척 해보고 싶었지 않았을까? 

유달리 개구리소년 사건은 자기 아는 사람이 '개구리 소년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뭐, 실제로 자기가 진짜 범인인 것 같은 사람을 만났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들은 진짜 범인이 아니라 그냥 뭐라도 알고 있는 척, 뭐라도 되는 척 해보고 싶었던 사람들일껄. 중년남자들 중에 타고난 지능이 낮은 남자들은 중년씩이나 먹어서도 저런 판타지성 허세를 부리더라고 ㅋㅋㅋㅋㅋㅋ

그냥 제일 안타까운건 피해자들이랑 유족들인거 같음. 특히 개구리 소년은 영원히 피해자들이 그 어린아이에서 멈춰버렸다는게, 그리고 유족들도 소중한 피해자들과의 인연이 그렇게 갑작스럽게 빨리 끝나버렸다는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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