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곧 떡상할 팝가수 알려준다... 알로 파크스(Arlo Parks)

bagopeum 2022. 10. 1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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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영국에서 가장 음악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가수를 꼽으라면 Arlo Parks가 생각난다. 고작 2000년 생으로 아직 22년 정도 밖에 안살았으면서 노래는 22년을 연습한 것처럼 잘부르고 작사작곡도 드럽게 잘한다. 물론 그녀가 단순히 걸출한 실력만으로 주목 받았던 건 아니다. 그녀가 영국에서 떠오르는 하나의 별로 인정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그녀가 MZ세대를 음악에 아주 적절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진작 MZ세대의 아이콘인 빌리 아일리시가가 나왔지만, 영국에는 이렇다할만한 눈에 띄는 신예가 없었다. 2021 브릿어워드 보면서 참 저기도 한국만큼이나 고인물 파티네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새롭고 실력있고 언론 기사도 쏟아져서 관심가질 만한 가수가 나타나다니!!!!

 

 거기다 그녀는 정말 사기캐이기도 한게 뮤지션으로 데뷔하기 전 시인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은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책에서 주로 영감을 받는듯 하다. 오늘 소개할 Alro Parks의 첫 스튜디오 앨범인 Collapsed In Sunbeams의 제목도 그녀가 좋아하는 소설인  <On beauty>에서 따왔다고 한다. 저 구절을 읽었을 때 노을의 질감이 느껴졌고 그 느낌을 담아 만든 것이 Collapsed In Sunbeams인 것이다! 상당히 성공적이었는지 나도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노을지는 하늘 아래서 태양빛에 흠뻑 그을리는 느낌을 받았다. 음악을 듣고 이렇게 생생하고 구체적인 풍경이 그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말 딱 이 오른쪽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전 시대의  구성이 좋은 앨범들을 생각해보면 곡들의 장르간의 통일성도 중요했는데 요즘 나오는 앨범들을 들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이 앨범도 굳이 말하자면 재즈를 변주한 팝?이라는 장르적 통일성을 가지고 있지만 곡에 힙합, 알앤비, 네오소울 등을 섞으면서 각 곡의 장르 차별성도 뚜렷하다. 또한 알로 파크스가 뮤지션이기 전에 시인으로 먼저 데뷔해서 그런지 동일한 운율을 반복하면서 앨범에 통일성을 부여한다. 어쨌든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곡들의 주제와 느낌이 굉장히 화합이 잘되어 상당히 잘구성된 앨범이라는 느낌을 준다. 

 

알로 파크스는 이 앨범에서 mz세대의 고질병인 우울함에 대하여 말한다. 미디어에서 우울증을 합리화 하기위해 클리셰처럼 쓰이는  학대당하고 따돌림 당했던 기억 등의 서사 없이 그저 우울함의 현실적인 증상을 말한다. 침대에만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모습, 혼자서 방안에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을 묘사하면서 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또한 그녀는 현실적인 묘사에 맞게 현실적인 조언도 해준다.  지금 느끼는 괴로운 감정은 인간으로 살아가는 과정의 '일부'에 불과할 뿐이기에 계속 살아간다면 언젠가 끝날 것이라고.

 

1. Black dogs 

그녀의 첫번째 정규앨범! Collabsed in Sunbeams에 6번째 트랙이다! 이 곡은 2020년에 앨범의 두번째 리드 싱글로 발표되었는데 이번 앨범 중 가장 대중과 평단의 반응이 좋은 곡이기도하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녀가 우울증에 걸린 친구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가사가 특징이고 차분하고 깊은 보컬과 그 아래 깔린 쓸쓸한 기타소리에서 그녀가 친구에게 느끼는 안타까운 감정이 잘 드러난다. 이 곡에서는 친구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아 실제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들으면 마치 자신에게 하는 조언 같을 거다. 

 

https://youtu.be/QOu0Ht0-D4M

 

 

 

2. Hope

 Collabsed in Sunbeams의 4번째 트랙 Hope!

이 앨범에서 가장 밝은 에너지를 지닌 곡이다. 이 곡은 브릿어워즈 공연 영상을 보고 꽂혔다. 보컬이 스튜디오용 보컬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라이브도 너무너무 잘한다. 그냥 노래 자체를 잘하는듯! 

이 곡에서는 We all havе scars, I know it's hard( 우리는 상처가 다 있어, 견디기 힘들다는 거 알아) You're not alone, you're not alone ( 근데 넌 혼자가 아니야!) 라는 가사가 반복된다. 희망이란 제목 답지 않게 가사 전반에 그 어떤 희망적인 상황도 나오지 않고 저 가사가 반복되면서 인류 전체가 힘들다는 절망적인 시나리오로 이어지기까지 해서 의아하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게 아이러니하게도 희망을 느끼게 해준다. 세상사람들 모두가 힘들어 니가 힘든 것도 세상이 너를 괴롭히려는게 아니라 너가 인간이기에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일 뿐이야. 니가 우울한건 못나고 약해빠져서가 아닌 인간이기 때문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극복해가자! < 대충 이렇게 이해하면 희망이란 제목과도 아주 잘어울린다. 

https://youtu.be/ElrMHqzSVys

 

3. hurt

재즈의 색채가 가장 많이 섞인 곡이다. 역동적인 업템포 드럼과 어우러져 리드미컬한 느낌을 준다. 

'이 고통은 끝이 있을거야'라는 아주 진부한 말이 이 가사의 주내용이다. 하지만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이것만큼 현실적인 조언이 있을까? 사랑에 빠지면 눈이 멀어서 이 사랑이 영원할거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처럼, 우울에 빠지면 눈이 멀어서 이 우울이 영원할거라는 착각에 빠진다. 콩깍지가 껴서 자기 애인에게 모든 것을 주려는 사람에게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듯, 우울함에 잡아 먹힌 친구에게도 그 우울함이 언젠가 끝날 것이라는 진리를 계속해서 알려줘야한다. 이런 통찰을 반영하듯 그녀도 곡에서 끈임없이 'Won’t hurt so much forever.'을 반복한다. 

https://youtu.be/2qz4cAAwtv0

 

4. Portra 400

 

이 곡은 마지막 트랙으로 앨범을 전체를 관통하는, 뮤지션으로서 그녀의 마음가짐이 드러나 있다. 'Making rainbows out of something painful(고통스러운 것으로 무지개를 만들자)는 가사는 그녀가 이 앨범을 작업하는 내내 치열하게 해왔던, 바로 슬픔과 우울한 감정들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일을 상징힌다. 앗 그리고 여기서 랩하는데 랩도 잘함!!!

 

카메라 컬러 필름인 제목처럼 비디오도 그 시대의 컬러필름의 힙함을 잘 살렸다. 영상에 깔려 있는 자연스러운 노이즈가  앨범의 핵심 색채인 lofi와일맥 상통하고, 90년대 영상을 재현해서 이 앨범이 Retro의 감성을 담은 곡임을 다시 상기시킨다. 여러모로 앨범을 마무리 짓기에 아주 적합한 트랙이다. 


https://youtu.be/nAVqjnxg89w

 

알로 파크스 NFT나오면 꼭 사야지 헤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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